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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맛있다

닭발계의 辛, 신촌 신미불닭 (편집국 야식을 공개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는 끝났다.
하지만 45판을 위해서 2시 30분까지 기다려야 하는 우리에겐 언제 적 생긴지도 모르는 야식시간이 있다.
밤마다 새얼굴로 바뀌는 야근국장과 교열부, 국제부, 사진부, 사회부원들과의 간단한 간식타임.
말이 간식타임이지
갖가지 안주와 맥주 2병에 소주 1병이 우리의 친구가 되어준다.

야근을 하면서 가장 신경쓰이는게 야식 시키는 일이다.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회사 근처서 술을 마셔도 여기는 배달이 될까...머리 속에선 이런 생각들만 맴맴...
또, 오늘은 어떤 야식이 올까 은근 기대하는 야근자들도 있다는. 새로운 거 시키면 못보던 야식이네 하며  덤벼드는 분들도 있단..ㅋㅋ..

오늘 같이 스트레스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날. 자동반사적으로 신미불닭에 전화를 건다.
물론 가장 덜 매운 맛으로 정중하게 부탁한다.(이 정도가 적당히 매운맛을 즐길 수 있는 정도)
처음 시킬 땐 뭣도 모르고 시켰다 절반이상 버린 적도 있었단.
맛은 그냥 맵다. 아주 맵다. 혓바닥에선 불이나고 목구멍이 타는 듯한 쓰라림 정도.




보라  저 알흠다운 캡사이신의 자태를 앗. 오현경 선생님 죄송합니다. (알바 학생에게 주의를 시키겠습니다.)



원래 이집은 불닭이 주인공이지만 시켜도 손이 안가는 바람에 퇴출, 뼈없는 닭발로  변경 매운맛과 콜라겐이
듬뿍 담긴 탓에 은근 여기자들이 좋아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와이프는 어떻게 그런걸 먹냐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곤 한다.
소, 돼지 곱창엔 환장하면서 피부에 좋은 음식은 거부를 하다니. 쯧 쯧

어렸을 적 시장 근처에 살아 메뚜기, 개구리 뒷다리 튀김 등을 먹어본 나로서는 닭발은 애교 중의 애교랄까
뼈있는 닭발은 닭발계의 甲이라고 할 수 있다. 한손엔 비닐 장갑을  끼고 양념을 쪽쪽 빨아 먹고 살을 발라 먹으면 그 맛이란... 그리고 숭늉이나 계란 찜으로 입가심을 하면 여러분들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매운 닭발을 먹었으니
오돌뼈도 그냥 넘어 갈 수 없다. 대학 때 참 즐겨먹었던 안주이기도.
돈 없는 학생 신분으로 소주 한병에
오돌뼈 한 접시면 부러울 게 없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놈의 구제역이 뭔지. 요즘은 돼지로 시작하는 음식들은 다 비싸다.
오돌뼈 한 입과  주먹밥 ㅋㅋ 요놈의 맛도 무시를 못한다.
적당히 달큰한 맛에 날치알이 들어간 고소한 주먹밥과는 궁합이 잘 맞는다.
이렇게 먹으니 ㅜㅜ 한 선배는 야근 5달 만에 3kg이 쪘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리고 그 살들은 다 배로
갔다며 애꿎은 배만 치면서 자책을 한다.(배가 어쨌다고 선배 운동을 하세요 운동!)






참 닭똥집을 뺄 뻔 했다. 어렸을 적 안좋은 추억이 있어 그닭 좋아하지는 않는다.
초등학교 때 인가 어머니가 어디서 닭똥집을  아주 많이 얻어 왔다. 무지하게 많이
고추장에 참기름 넣고 갖은 양념에 달달 볶아 먹어보니 그 어린 나이에 맛이 있었나 보다.
아들이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어제도 오늘도 매일 똑같은 반찬이 내 앞으로 떡 하니....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맞습니다. 아버지도 안 드시고 누나는 더더욱 그렇게 엄마와 저만 ㅜㅜ
음식 버리는걸 정말로 싫어하시는 어머니는 일주일동안 저에게 똑같은 닭똥집 반찬만 해준거다.
마치 카레를 하면 적어도 여섯끼 정도는 먹어줘야...ㅜㅜ
그 이후로 대학에 들어가서야 닭똥집을 먹게됐다는 참 슬픈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야식을 마친 새벽 1시 30분
45판 기사꺼리는 없는지 다들 자리로 돌아간다. 조장은 그 전에도 중간 중간 연합뉴스를 체크한다.
새로운 외신기사는 떴는지, 오늘의 국제면 사진은 괜찮은지 큰 실수는 없었는지 다시 지면을 살핀다.
그리고 새벽 3시 30분... 우리는 "오늘도 무사히" 구호를 외치며 퇴근한다.